9. 키르기스스탄 & 우즈베키스탄 투어(최종회) |
관리자
8회 읽음
2025-02-09 12: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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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월 15일
-우즈베키스탄 천산산맥 침간산을 가다- 어제는 거래처 대표를 만나 향후 일정 등 논의와 개별적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그와 함께 침간산 일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침간산은 타슈켄트에서 70km 지점으로 멀지 않기에 여유롭게 11시에 호텔을 나섰다. 시내를 벗어나니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설산 모습 드러낸다. 도로 주변은 각종 과수들의 과수원이 즐비하고 스모그 탓인지 단순한 안개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주위가 온통 뿌옇다. 1시간 30분을 달리니 어느덧 침간산의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하였다. 탑승 게이트 가기 전, 왼편에는 대형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일단 식사부터하기로 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대형 식당 안에 들어서자 수많은 현지인들이 식사 중이다. 그들이 무슨 음식들을 먹고 있나 궁금하여 살짝 돌아보았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였던 우즈베키스탄 요리보다 다양한 메뉴에 놀랐다. 우즈베크 하면 우리의 볶음밥과 비슷한 뽈롭 아니면 만두처럼 생긴 삼사 그리고 꼬치구이가 대부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요리를 즐기고 있는 그들을 보니 스스로 머쓱해졌다. 식당의 크기만큼 우즈베키스탄 요리가 다양했다. 메뉴 선택에 있어서는 함께하는 우즈베크 친구에게 일임하였다. 특별히 음식을 가리지 않기에 시키는 대로 주는 대로 먹으면 된다. 향후 여행객들이 이곳에 오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준비하면 되겠다는 등의 이야기와 함께 오찬을 즐겼다. 30분여의 유쾌한 식사 시간을 마치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왕복 티켓을 끊고 나 혼자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알마티의 침볼락과 비견되는 이 케이블카는 해발 3300m 지점까지 2단계에 걸쳐서 올라간다. 드디어 케이블카에 올라탔다. 비교적 새것인듯하여 안도감이 든다. 그동안 다양한 케이블카를 탔는데도 불구하고 탈 때마다 시선이 자꾸 아래로 향한다. 오늘도 아래를 쳐다보니 아찔함이 온몸으로 전해온다. 대화라도 하면서 가면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텐데 하는 자조 섞인 한숨과 함께 케이블카는 위를 향하여 올라간다. 고산에 오를수록 눈 덮인 민둥산이 많이 보인다. 1차 목적지 해발 1680m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대형 리조트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스키 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지 않을까 한다. 바로 2단계 케이블카로 향하였다. 2차는 시작점부터 정상까지는 스키장 위의 허공에서 케이블카로 올라간다. 케이블 아래로는 스키 타는 사람들이 보인다. 고산에 오를수록 적설량이 많다. 그래서 스키장이 높은 곳에 있나 보다. 풍부한 적설량에 스키어들은 신나겠다.
드디어 우즈베크 쪽 천산산맥 정상에 올랐다. 역시 두툼한 재킷 챙겨 오기를 잘하였다. 정상이라 그런지 쌀쌀한 바람이 매섭게 몰아친다. 다른 천산(티엔산) 고지에서도 그러하였듯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어마어마하며 감탄사가 덤으로 나온다. 말 그대로 어메이징 한 뷰이다. 옆에서 함께 즐기던 주변의 우즈베크 인들이 친절한 목소리로 나에게 다가온다. 초면인데도 안녕하세요 하면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한다. 외모가 모델형 인간이 아닌 나 자신은 뻘쭘스러우면서도 스마일 지어주면서 기꺼이 응해준다. 정상 한 바퀴 도는데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행여 추위에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이라도 될까 봐 사진 한번 찍고 얼른 재킷 속에 넣고 다시 꺼내 찍고를 반복을 한다. 손이 시러워서 카메라 셔터 누르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하산하는데 1차 케이블카에는 동승자 없이 나 혼자 탑승했다. 2차 하강 케이블카에는 우즈베크 어르신 2인이 함께 탔다. 한분은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음에 필시 성직자가 아닐까 싶다. 역시 뭐라 뭐라 하시면서 말 걸어온다. 외국인이라 신기하고 반가우신가 보다. 나도 카레이스키 카레이스키 하면서 스마일로 화답했다. 정이 넘치는 곳이 우즈베키스탄이다. 찰칵찰칵! 케이블카로 상승 시보다는 하강 시가 좋은 전망이 펼쳐지기에 사진 찍기에 좋다. 천하절경에 셔터 열심히 눌러 대던 중 어느새 2차 하강까지 마무리되었다. 케이블카는 왕복으로 대략 40분 정도 소요되며 풍경 전망하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차에서 기다리던 친구를 찾았다. 그는 무료한 나머지 차 안에서 자고 있었다. 차문 두들겨 그를 깨우고 다음 코스인 차르박 호수로 향하였다. 이동 중 현지 매점에 들러 맥주 한 캔을 터뜨렸다. 캬아~ 좋다. 한국 맥주처럼 시원하지는 않지만 탄산이 들어간 자체로 만족한다. 맥주 캔을 들고 아래로 조금 내려가자 녹색 호수 펼쳐진다. 차르박 호수이다. 호수 뒤로는 천산 산맥 줄기의 만년설이 받치고 있다. 웅장한 천산의 품에 안긴듯한 포근한 지형의 호수이다. 호수 전망대에 차를 세웠다. 녹색의 에메랄드 빛 머금은 완만한 호수다. 해발 900m에 자리한 적당한 규모의 아담하고 아름다운 호수다. 호수 아래로는 마을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역시 풍부한 수자원이 풍부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모으나 보다. 송어 양식장도 보인다. 물이 있는 풍경은 인간사와 얽힌 볼륨이 있어 좋다. 깎아지른듯한 뾰족한 산에는 영험함과 웅장함의 감동이 있다면 물에는 포근함과 부드러움이 함께하는 듯하다.
오늘은 천하비경! 산수갑천하! 설천국! 천산산맥의 우즈베키스탄 쪽 끝단에 위치한 침간산(Amirsoy ski resort)과 차르박 호수를 둘러보았다. 공교롭게도 또 다른 천산산맥 줄기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침볼락 스키장도 이곳과 고도가 비슷하다. 참고로 천산산맥의 최고봉은 7000m가 넘으며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의 접경 지대에 있다.
- 에필로그(Epilogue) - 이로써 총 9편에 달하는 중앙아시아 2개국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이로써 중앙아시아는 퍼즐이 다 맞추어진 모양새다. 키르기스스탄은 이전에는 북쪽만 다녔지만 이번에 험난한 남쪽의 천산산맥 공략에 성공하였다. 우즈베키스탄은 유적지가 많은 서쪽 위주로 공략하였지만 이번에 동쪽까지 범위를 넓힘으로써 유명세가 있는 지역은 대부분 직접 확인하였다. 여행하는 내내 글처럼 항상 유쾌하지만도 않았다. 당황스러울 정도의 우여곡절도 있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해프닝 또한 여행의 매력이다. 좋은 것만 남기고 그것들을 잘 빚어서 주몽만의 특화된 여행상품을 만들어보자. 그동안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마음 전합니다. 건강하세요. |